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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Insight 자연자본은 ‘공시 항목’이 아니라 ‘경영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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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FD는 단순한 생물다양성 캠페인이 아니라, 기업이 자연자본(생물다양성·물·토지·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영향·리스크·기회재무적 언어로 구조화해 공시하도록 요구한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500개 이상의 기업과 금융기관이 TNFD 정렬 공시를 선언했으며, IFRS/ISSB는 TNFD와 협력해 자연자본 공시기준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금융권이 선도하고 있으며 정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TNFD는 기후공시보다 어렵다. 이유는 단순하다. 탄소는 1개 지표로 측정할 수 있지만, 자연은 지역·생태계·종·토지이용·수자원이 얽힌 복합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선도 기업들은 ‘완성형 공시’가 아니라 단계적 정렬(Alignment) 전략을 택해 실행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
 

1. “기후 다음은 자연” — TNFD가 ESG의 다음 표준이 되는 이유

기후는 시작이었다. 이제 시장은 기업에 묻기 시작했다.

“당신의 공급망은 어떤 자연에 의존하고 있는가?”
“그 자연이 훼손되면, 기업가치는 얼마만큼 손상되는가?”

TNFD는 바로 이 질문에 답하도록 설계된 프레임워크다.
TNFD는 2023년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TCFD와 동일한 공시 구조(거버넌스-전략-리스크관리-지표/목표)를 채택했고,
기업이 자연자본을 재무적 관점에서 구조화하도록 요구한다. 핵심은 LEAP(Locate–Evaluate–Assess–Prepare) 접근법이다.

    • Locate: 사업/공급망이 자연과 맞닿는 ‘위치’를 특정

    • Evaluate: 자연에 대한 ‘의존’과 ‘영향’을 계량화

    • Assess: 자연 관련 위험·기회를 재무적으로 평가

    • Prepare: 전략·KPI·공시 계획 수립

TNFD가 “권고안”임에도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국제 표준과의 결합이다.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는 TNFD와 협력을 공식화하며 자연자본 공시 기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즉, TNFD는 자율 프레임워크에서 시작했지만, 향후 규제성 공시로 편입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2. 글로벌 TNFD 대응: ‘선언’의 단계에서 ‘공시’의 단계로

TNFD는 이미 ‘실험’에서 ‘실행’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 글로벌 시장에서는 500개 이상의 기업·금융기관이 TNFD 정렬 공시를 선언했으며, 자산운용 규모(AUM) 기준으로도 수십조 달러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

    • 특히 금융기관은 자연 리스크를 대출·투자 심사에 반영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단위의 자연 리스크 노출을 정량화하고 있다.

대표 사례

    • AXA: 자연자본 전략을 수립하고 TNFD 정렬 공시를 추진

    • HSBC, Rabobank: 포트폴리오의 생물다양성 hotspot을 지도화하고, 자연 리스크 수준에 따라 대출 조건을 차등 적용하는 실험 진행

    • Unilever, Nestlé: 공급망 기반 재생농업과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 투자로 자연 리스크를 ‘조달 안정성’ 전략으로 전환

    • Kering: 환경손익계산서(E P&L)로 자연 영향을 비용으로 계량화하여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

즉,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자연자본을 “ESG 항목”이 아니라 공급망 안정성과 자본비용을 좌우하는 전략 변수로 취급하고 있다.
 


3. 국내 TNFD 대응: 금융권 선도, 정부 주도 시범사업, 제조업은 준비 단계

국내는 글로벌과 달리 “공시 확산”보다 “학습과 준비” 단계가 두드러진다.

    • 정부는 환경부 및 산하기관을 중심으로 자연자본 공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금융권·공공기관 대상 확산 기반을 조성 중이다.

    • 민간에서는 신한금융, SK증권 등 금융기관이 선도적으로 LEAP 기반 분석과 보고서 발간을 시도했다.

    • 제조업·실물기업은 아직 TNFD를 본격 공시하기보다는 “TNFD 검토 중”, “LEAP 사전 진단 진행 중” 수준에서 언급이 늘어나는 단계다.

국내 기업의 과제는 명확하다.

글로벌은 “공시 실행” 단계인데, 국내는 아직 “공시 역량”을 만들고 있는 단계다.
따라서 지속가능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성형 TNFD 공시”가 아니라, TNFD 정렬 로드맵을 어떻게 신뢰성 있게 제시할 것인가다.


4. TNFD 적용이 어려운 이유: “공시 의지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TNFD를 지속가능보고서에 적용하려 하면, 대부분 기업은 비슷한 벽을 만난다.

4-1. 데이터가 없다 — ‘위치 기반 공시’의 근본적 한계

TNFD는 사업장·공급망의 위치 정보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기업은 공급망의 2~3차 생산지 위치를 모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생물다양성·수자원·토지이용 데이터를 내부적으로 보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4-2. 자연은 탄소처럼 단일 지표가 아니다 — 표준화의 어려움

탄소는 CO2e라는 단일단위로 측정되지만, 생물다양성은 종, 서식지, 생태계 서비스가 얽힌 복합 구조다. 따라서 KPI를 어떤 형태로 설정하든 범용성과 비교 가능성이 낮아지기 쉽다.

4-3. 조직이 없다 — 공시는 공시팀이 하지만, 자연은 현장이 안다

TNFD는 공시팀의 일이 아니라, 리스크관리·구매·사업·환경·재무가 함께하는 전사 프로세스다.
하지만 현실은 ESG팀이 공시를 담당하고, 자연 데이터는 현장 조직과 외부 컨설팅에 의존한다.

4-4. 검증이 어렵다 — ‘추정치’ 기반 공시의 한계

자연자본 데이터는 외부 모델 기반 추정치가 많고, 공급망 데이터는 기업이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 CSRD/ESRS 수준의 검증이 요구될 경우, 공시의 신뢰성 확보가 핵심 이슈가 된다.
 


5. 해결방안: “완성형 공시”가 아니라 “단계적 정렬” 전략으로 접근하라

TNFD의 성공 사례는 대부분 동일한 원칙을 따른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 하지 말고, 범위를 정하고 시작하라.”

즉, TNFD 적용의 해법은 로드맵 기반 단계적 구축이다.
 


[1단계] 1년차(단기): “범위 축소 + Hotspot 중심” 파일럿 공시

      • 사업장 중심 Locate 단계부터 시작

      • 공급망은 핵심 원자재 + Tier1 수준으로 제한

      • 보고서에는 “TNFD 파일럿 수행”과 “LEAP 단계별 진행도”를 명확히 표시

      • KPI는 ‘완성형’이 아니라, 위험관리 지표 중심으로 설계(예: 보호구역 인접 사업장 비율, 물 스트레스 지역 사업장 비중 등)

보고서 표현 예시

“당사는 TNFD 권고안을 참고하여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LEAP 접근법 기반 자연자본 리스크 진단을 수행하고 있으며, 202X년까지 공급망으로 범위를 확대해 TNFD 정렬 공시를 추진할 계획임.”


[2단계] 2~3년차(중기): 공급망 확대 + 정량 KPI 구축 + ERM 내재화

      • 공급망 hotspot 분석을 확대(GIS·위성·공급자 설문 병행)

      • 자연자본 영향/의존 KPI를 구축(LCA 기반 footprint, 토지전환, 수자원 영향 등)

      • 자연 리스크를 ERM에 공식 편입하고, CAPEX/구매 의사결정 기준에 반영

      • 자연자본 리스크 시나리오 분석 수행 → 재무 영향 평가


[3단계] 3~5년차(장기): Nature-positive 전략으로 전환 + 외부 검증 수준 확보

      • 자연 복원·보전 투자(NbS)를 핵심 성장 전략으로 확장

      • 전사 KPI 및 임원 KPI에 자연자본 목표 반영

      • CSRD/ESRS 수준 공시 및 외부 검증 가능한 데이터 거버넌스 확보

      • “자연 기반 신사업 모델”로 확장


6. 지속가능보고서에서 TNFD를 ‘전략’으로 보이게 하는 5가지 구조

TNFD를 보고서에 담을 때 핵심은 “전략성을 보여주는 구조”다. 아래 5가지 요소를 포함하면 공시의 신뢰도와 완성도가 크게 높아진다.

    1. 글로벌 동향 요약: TNFD-ISSB-CSRD 연결 흐름 제시

    1. 우리 회사의 자연자본 중대성 정의: 어디가 가장 중요한 자연자본 접점인가

    1. LEAP 기반 내부 프로세스: 단계별 실행 현황을 공시

    1. 거버넌스/ERM 연계: 의사결정 체계에 자연이 들어가 있는가

    1. 단계적 로드맵 및 KPI: “지금은 어디까지 왔고, 언제 무엇을 할 것인가”


자연자본은 ‘공시 항목’이 아니라 ‘경영 변수’다

TNFD는 보고서의 “새로운 챕터”가 아니다.
TNFD는 기업이 자연자본을 비용·위험·자본비용·공급망 안정성·평판·기회라는 관점에서 재정의하도록 요구한다.

따라서 지속가능보고서에서 TNFD를 잘 구현한다는 것은,
단지 자연자본 데이터를 공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자본이 기업 전략에 내재화되는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완성형 공시는 불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정렬의 로드맵과 실행의 증거를 가진 기업은 선도 기업이 될 수 있다.